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신에 대한 기억은
고등학교를 다닐 무렵 독서토론회 활동을 하다가 선배들로 부터 들었던 여러 이야기들
마찬가지로 고등학생이었던 92년 대선 당시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김대중 선생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의견이 같지 않은 친구들과 심하게 말다툼을 했던 기억
그때 친구가 보여준 전단지 같은 것에는 김대중 선생을 빨갱이로 그린 그림이 있었다.
참 어이 없었지만 그때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빨갱이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흘러 난 김대중 대통령의 이름으로 된 사면장을 받게 되었다.
마지막 학생운동세대인 나는 이적단체 규정으로 인해 구치소에 수감되었고
그 안에서 그의 당선소식을 들었고 집행유예로 나오게 되었다.

군대에서 대통령이 국경을 넘어 적국(?)에 갔기 때문에 완전군장을 한 채
남북정상회담을 보았다.

그가 있던 시기 강력하게 추진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해 노동자와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 지기는 했지만 동시에 국가의 기본적인 사회안전망 역시 그 시기에 정비되고
조금씩 제 기능을 했다. 

여러 말이 필요없이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 상당 부분을 그에게 빚을 졌다.
그가 한국 정치 민주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투사라는 건 부인 할 수 없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업적은 두고두고 기려야한다.

2009년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의 서거
민주주의 위기
전 방위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지금
염치 없게도 그가 회복하여 모든 개혁, 진보 세력이 힘을 합쳐
이 이상한 정권을 심판하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기를 바랬다.
수십년을 빚져 왔으면서도..

부디 편안하게 잠드시라
가시거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서 왜 그리 모질게 갔느냐고 야단 한번 쳐 주시라.
두 분의 죽음에 대한 추모가 단지 지금의 정권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극복하고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아 노력하는데 일조 하겠다는 각오를 해본다.

09년 6월 25일 오찬에서 말씀 하신 것 잘 새겨 듣고 살아갈 것이니 부디 영면 하십시요.

by 구르는곰 | 2009/08/18 21:02 | 하루하루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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