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둔에서 방동약수까지 - 7월 12일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고 걸었다.

이렇게 원시림을 걸어가는 트레킹 코스이다.
원시림이란 말이 말해주듯 여기는 차도 못들어온다. (왜 길 곳곳이 수십년간 비로 인해 파이고 깍여 나가서)
그러나 4륜구동 동호회에서 자주 오는 것 같다. 풀이 가운데만 나 있지 않은가?
제발 이런 곳에 차 끌고 와서 시끄럽게 굴고 길 패이게 하는 짓 좀 하지 말지.

그리고 핸드폰 불통 지역이다. 시작점부터 20km가량 핸드폰 터지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를 나와야 집에 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하여 끊임없이 걸었다. 처음에는 좋았지. 비가 오니 날도 선선하고
걸으면서 이런 멋진 원시림을 보기도 하고
계곡도 보고

곳곳에 이런 계곡이 있다.
아니지 이런 계곡 옆에 길을 만들었다. 근데 그 길을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서 자연과 어우러진 멋진 트레킹 코스가 되었지만
여러군데 다리가 끊어졌고 아예 처음부터 엉뚱한 곳에 다리를 만든 경우도 있다.
이런 계곡이 비가 많이 오니 이렇게 변한다.
계곡물들이 폭주족처럼 내달린다. 아예 광란의 질주를 하고 있다.

이어서 곧 우리는 계곡을 건너야 했다. 놓여 있는 다리중 좀 과장하면 절반은 유실 되어있는 듯 하다.
이런 광란의 질주를 하는 물살을 헤치며
긴박해 보이지 않나? 이건 약과다. 물살이 거세어져서 떠내려가지 않도록 통나무를 가로질러 놓았다
그만큼 짧은 코스였다. 차고 빠른 물살
개구리무늬 판초우의 나다. ^^

조경분교를 한시간 가량 남겨두고 만난 끊어진 다리
약 2.7미터 정도 되는 높이이다. 한 층 정도를 뛰어 내려서 계곡을 건어야 한다. 밑에서 잘 잡아주는 저 분
남자는 그냥 뛰어내려 이러신다. 그래서 그냥 뛰어내렸다. 바보는 아니어서 베낭을 위에다 놓고 뛰어 내렸는데
그  다음 뛰어내린 친구는 베낭을 매고 뛰어내려서 베낭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졌다. 당연하지 ^^
물살이 거세고 허리를 지나 배와 가슴정도 까지의 깊이라 자칫넘어지면 휩쓸려 갈 수 있어서
세명씩 묶어서 건넜다. 이 후 나와 몇몇 사람들이 늘어서서 사람들을 잡아주었다.
저길 건너다가 베낭안으로 물이 들어갔다. ㅜㅜ 갈아입을 옷을 차에 두고 왔어야 했는데

이제 조경분교까지는 끊어진 다리가 없다 했지만 마지막 다리는 짧은 거리가 끊어져 있었다.
거리는 짧지만 물살이 사람 키 높이 까지 솟구치며 흘러가고 있어서 도저히 건널 수 없다고 생각해서 다시 뒤로 돌아서
계곡을 따라 샛길로 갔다. 계곡이 S형이라 다행이었다. 난 그 샛길이 제일 무서웠다.
옆에 계곡물은 늘어나지 계속되는 비로 산에서 끊임없이 물이 흘러내리고 있어서 혹여야 길이 무너지면
그냥 급류에 휩쓸리게 되는 길이었다. 다행이 아무일 없이 그곳을 지나기는 했지만
앞서 가는 사람중에 한 명은 길이 살짝 무너지면서 2미터정도 미끄러져 내려갔다가 올라왔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경분교에 도착
다들 배가 고팠지 중간에 잠깐 서서 요기를 한거 말고는 줄창 6시간 이상을 걸어 왔으니
분교에 살고있는 후덕한 주인아저씨가 땔감으로 난로에 불을 지펴주어 젖은 옷과 몸을 조금이나마 말릴 수 있었다.
대충 사진 봐도 알겠지만 다들 등산에 익숙치 않아 복장이 그냥 평상복이다. 잘 마르지 않는 면옷들
심지어 청바지를 입고 온 친구도 있었다.

그래도 경치는 정말 좋았다.
운무가 가려진 산등성이들과 그 사이 계곡들
그리고 그 속에서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건 역사와 산 산행대장이 나를 찍어준 것이다. 사진에 찍히지 않으려 이리저리 피했지만 ㅋㅋ


우여곡절 끝에 모두 무사히
잘 내려와서 밥도 잘 먹고 이제 집으로 가면 되는데
내린천이 넘쳐서 도로에 물이 출렁거렸다.
근데 경찰도 아닌 자율방범대원이 버스를 그냥 통과 시켰다. 달리던 버스였기에 저 물에 버스가 들어갔다가
겨우 후진으로 나왔다. 스페어 타이어가 날라가고 앞문이 자동문에서 수동문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다행이었다.
천만다행이었지. 길이 경사가 졌고 버스가 길어서 마후라에 물이 안들어와서 그렇지 물이 들어와서 시동이 꺼졌으면
유리창 깨고 나와야 했다. 이미 앞문에 물이 들어와 앞문이 잘 열리지도 않을 상황이었다.
나중에 경찰이 허겁지겁 와서 누가 보냈냐고 어떻게 여길 들어왔냐고 난리다
지들이 잘 못 해놓고 큰소리는 시앙 지들이 딴짓 하고 자율방범대원끼리 있다보니 그냥 보낸거다
아마 자율방범대원 생각에는 버스가 승용차보다 높으니까 빠져 나갈거라 생각했나 본데
물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 이 동네 살면서도 모르나 그 자율방범대원도 우리가 무사해서 다행이지
만약 사고 났으면 난리 나는거지.  에효 하여간 무사히 나와서 집에 왔다.


무사히 빠져 나온 후 찍은 사진 저 넘치는 물결을 봐라
저기 있다가는 그냥 버스로 래프팅 하는 거지 그러다가 넘어지면 그대로 수장이고 ㅜㅜ
정말 천만  다행 이었다.

그 다음에는 이런 길로 집에 잘 왔다.
근데 여기 방동약수 앞 길 같네 ㅋㅋ
방동약수 먹어볼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온통 흙탕물 그리고 그 옆을 세차게 흐르는 계곡소리
이제 웬만한 물은 무섭지 않을 것 같아. ^^

이번 산행에서 배운 것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면 준비 철저
그리고 자연 앞에서는 무조건 겸손해지자 !!
과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비속을 9시간 걷는 다는 것이
내가 리딩을 한다면 물론 위험하면 피하는 성격상 일찍 끝내고 내려가서 낮술 한잔 했을거다. ㅋ
이 후 버스 안에서 적절한 평가를 했다.
이번 산행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역사와 산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by 구르는곰 | 2009/07/14 17:32 | 떠나는 즐거움과 산행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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